우리는 왜 불량식품을 좋아할까?
단순하다. 익숙하고, 자극적인 맛이기 떄문이다. 딱히 특별할 것 없는 맛이지만, 그 익숙하고 자극적인 맛에 묘하게 끌리기 때문이다.
이스케이프 룸은 그런 영화다. 어디서 많이 본 익숙한 설정이란 설정은 다 때려박았는데, 희한하게 보다 보면 묘하게 빠져들어서 보게 되는, 그런 영화
오늘의 넷플릭스 추천 영화, 불량식품 같은 가시내… 가 아닌 영화
2019년 작, 이스케이프 룸이다.
영화정보
출처: 나무위키
시놉시스
오감 공포를 자극하는 6개 죽음의 방
출구 없는 방탈출 게임이 시작된다!
거액의 상금이 걸린 방탈출 게임에 초대된 6명의 사람들.
성별, 연령, 출신도 모두 다른 이들은 오직 초대장만을 가지고
세계 최고의 방탈출 게임 회사 ‘미노스’에 모인다.
하지만 초대자는 나타나지 않고, 예고도 없이 시작되는 게임.
불태워 죽일 듯이 순식간에 방안의 온도가 상승하고
6명의 참가자는 탈출하기 위해 단서를 찾기 시작한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다음 방으로 넘어간 참가자들은
오븐 룸, 아이스 룸, 업사이드다운 룸, 포이즌 룸, 일루전 룸, 크러쉬 룸을 거치며
이것이 평범한 게임이 아니란 걸 알게 되는데...
제목과 시놉시스에서 볼 수 있듯, 이스케이프 룸은 ‘방탈출’을 모티브로 한 공포/스릴러 영화다. 다만 공포보다는 스릴러에 치중되었다는 것을 감안하고 보아야 할 듯 하다.
사실, 이 분야에는 이미 너무 많은 영화들이 존재한다. ‘감금; ‘탈출’이라는 자극적인 키워드는 수많은 감독들에 의해 재창조되고, 변주되었다. 저 멀리에는 ‘큐브’ 시리즈와 ‘쏘우’ 시리즈가 있을 것이고, 비교적 최근(?)에는 ‘케빈 인더 우즈’를 들 수 있겠다.
그만큼, 이미 우려먹어질대로 우려먹어진 주제이며, 클리셰들도 사골까지 쪽쪽 빨아먹힌 테마이다. 일례로 케빈 인 더 우즈가 호평받고 성공한 이유도 이러한 클리셰들을 비틀었기 때문이었으니까.
그럼에도, <이스케이프 룸>이 저예산임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시리즈 제작까지 확정된 이유가 무엇일까? (이 영화는 이스케이프 룸 1이며 현재 이스케이프 룸2가 개봉 중이다.)
스포일러 주의
알 수 없는 과거로 인해 상처를 갖고 있는 6인,
조이
벤
제이슨
마이크
아만다
대니
가 방탈출 게임업계 세계 1위인 미노스의 방탈출 게임에 초대받는다. 클리어한 사람은 1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다는 내용의 초대장을 보고 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참가하기로 결정한다.
이들 6인은 당일, 대기실에 모이지만, 출입구의 손잡이가 떨어지는 것을 시작으로 이미 방탈출이 시작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시작되는 죽음의 게임, 첫 방에서는 엄청난 열기가, 두 번째 방에서는 엄청난 추위가, 세 번째 방에서는 바닥이 떨어지고, 네 번째 방에서는 독가스가, 마지막 방에서는 환각물질이 그들을 위협하고, 한명씩 죽어 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각자의 과거. 모두들 사고로부터 혼자 살아남은 적이 있던 사람들이었고, 이 게임을 설계한 자들은 그들 중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을 찾고자 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 중 제이슨은 홀로 살아남았다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그가 함께 있던 친구를 죽이고 살아남았음이 밝혀지고, 마지막까지 남은 벤과의 격투 중에 머리를 부딪혀 죽게 된다.
홀로 살아남아 밖으로 나온 벤. 그에게 게임 진행자가 다가와 경주를 마친 말은 죽게 된다며 교살하려 들지만 죽은 척 위장하고 빠져나온 조이가 나타나 진행자를 제압하고 빠져나간다.
후에 경찰과 함게 찾아가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이 사라진 이들을 보고 좌절하는 조이, 하지만 6개월 후, 멀끔해진 두 사람은 이 게임의 배후를 찾아 뉴욕 주 맨해튼으로 향하게 되고, 그런 이들의 계획을 알아챈 정체불명의 게임 메이커는 이들의 도전을 받아들이며 영화가 끝난다.
영화 스토리에서만 봐도 알 수 있듯,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들이 잔뜩이다.
과거를 가진 주인공들, 재벌들과 유력자들을 위한 살인 게임, 살인 트랩, 그리고 그 트랩을 푸는 수학 영재 주인공. 주인공 중 한 명은 사실 친구를 죽이고 살아남은 소시오패스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본성을 드러낸다.
가장 나대던 방탈출 매니아 소년은 가장 먼저 죽는다.
군인 출신 여성은 모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솔직히, 이런 설정들만 보면 또 어디서 본 것들만 대충 잡탕으로 석은 잡탕찌개구만…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맛있는 잡탕찌개라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점일까.
우선 이스케이프 룸은 자체가 자신이 클리셰 범벅이라는 걸 숨기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설정들을 비유하거나 질질 끌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오픈하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쭉 끌고 간다. 마치 그래, 나 클리셰 덩어리야. 근데 재밌잖아?
라고 말하는 느낌이랄까. 그러한 영화의 우직함 덕에 다소 황당한 설정이나 개연성의 문제가 생겨도 크게 이상하거나 하지 않다. 그냥 저 세계관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거니 정도로 넘어가져 버린다. 왜냐하면, 그게 다 어디서 본 적 있는 것들이니까...
괜히 ‘나는 달라’식의 생각에 빠져 잔혹성을 높힌다던가, 되도 않는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하지도 않는다. 단지 검증된 재료들을 가지고 가장 자신있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만들 뿐이다.
사실, 익숙하다는 건, 그만큼 검증된 재료라는 듯도 되니 오히려 기본에 집중해 만든 이 영화가 꽤나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단, MSG를 가지고 5성급 미슐랭 요리를 기대해선 안 된다. 딱 예상한 대로 전개되고, 예상한 만큼 재미있다.
당신이 적당한, 시간을 때울 만한 영화를 찾고 있다면, 자신 있게 추천 드린다.
올해 7월, 이 영화의 속편이 극장개봉 했으니 혹시 아직 주변 극장에서 상영 중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한 번 보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별점: ★★★☆☆
일단 시간은 확실하게 때워주는 팝콘 무비. 그 이상은 기대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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